통증
 


바늘 하나가 몸 속을 돌아다니고 있다 나는 그것이 내가 태어날 때부터 몸 안에 지니고 있었던 것인지 실수로 바늘을 떨어뜨리고 끝내 찾지 못했던 그 날 내 몸 속으로 들어온 것인지 내 스스로 내 안에 밀어넣고 잊어버리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것은 내 머릿속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기도 하고 어깨나 눈의 통증과 이상한 신경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이유없이 공격적인 유머를 구사하게 하여 경계심을 조장하기도 하며 죽으려고 적당한 나무를 찾아다녔다는 그 남자의 모자이크 처리된 얼굴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근래들어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멍이 자주 출몰하는 것을 보면 몸 안에 길을 내고 있음이 분명하다 모든 통증이 습관처럼 익숙하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