Vintage Skipper
 
스키퍼의 의상을 재현한다면서 정작 스키퍼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모순되게 느껴져 내내 석연치 않은 기분이었다. 하지만 아이 몸값이 몸값인지라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데려오리란 생각만을 하며 지내오고 있었는데 그 즈음 아이홀릭에 험한 모습으로 '쓰러져' 있는 이 아이가 눈에 띄었던 것이다. 귀한 아이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(TWIST 'N TURN SKIPPER BLONDE)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핑크박스 바비의 것으로 보이는 옷을 아무렇게나 걸친 채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아쉬운 중에도 선뜻 입찰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. 한참을 망설이다 입찰을 결심하게 되었는데..
 


심어져 있어야 할 속눈썹이 한가닥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과 왼쪽 귀 위로 머리카락이 빠져 휑한 느낌을 주는 것,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디가 원래의 Bend Leg가 아닌 Straight Leg로 교체되었다는 사실 등 여러가지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었지만 눈과 입술, 볼 등의 페인팅만은 삼십년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었다. 속눈썹을 심어주는 등의 수리(?)를 거치고 나니 너무 아름다워져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. 매번 데미지가 있는 아이들을 데려오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(이러다가 데미지의 대마왕이 되는 것은 아닌지..-.-) 데미지를 손봐주고 난 후 반듯해진 아이를 보는 것도 적잖은 기쁨인 듯 싶다. 물론 양호한 상태의 아이를 데리고 온다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기쁨이겠지만..